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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선동·종로3가 산책, 한옥 골목에서 궁궐 앞길까지

한옥 처마 아래에서 밥을 먹고, 골목을 몇 번 꺾어 작은 가게를 구경하고 싶다면 익선동이 잘 맞는다. 넓은 정원이나 정돈된 문화유산 관람을 기대하는 곳과는 성격이 다르다. 낮은 집들이 바짝 붙어 있고 그 사이로 사람들이 오가며, 오래된 지붕 아래에는 오늘의 메뉴와 물건을 파는 상점이 들어서 있다. 익선동·종로3가 여행의 재미는 이 좁은 거리에서 무엇을 고를지 궁리하는 데 있다. 익선동 한옥거리는 1920년대 형성된 한옥 주거지를 바탕으로 한다. 지금은 카페와 음식점, 소품 가게를 찾아오는 발길이 이어지는 상업 골목이다. 한옥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북촌과 비슷한 방문을 예상하기 쉽지만, 익선동에서는 개별 가게에서 보내는 시간이 여행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골목 구경만 할지, 식사까지 할지 먼저 정해 두면 도착해서 갈팡질팡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한옥 상점이 이어지는 익선동의 좁은 골목
한옥 상점이 이어지는 익선동의 좁은 골목

S h y numis · 원본 · CC BY-SA 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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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상점이 이어지는 익선동의 좁은 골목

사진: S h y numis · Wikimedia Commons — Ikseon-dong 익선동 October 1 2020 1.jpg ·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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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BY-SA 4.0. 상업적 사용·수정 가능, 출처·라이선스 링크 표시, 파생물 동일조건 공유. 촬영 2020-10-01. Commons 파일 페이지에서 촬영자·대상 확인; 픽셀에서 익선동 한옥 상점 거리, 골목·간판 확인. 원본 6000×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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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전체를 한 번에 보기 어려운 대신 다른 성격의 장소로 빠져나가기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동쪽의 서순라길에서는 종묘 담장을 따라 걸을 수 있고, 북쪽으로는 서울우리소리박물관과 창덕궁 돈화문이 이어진다. 익선동을 출발점으로 삼되 하루를 모두 좁은 골목 안에서 보내지 않는 구성이 좋다. 카페를 좋아하는 동행과 역사 공간을 보고 싶은 동행이 함께 여행할 때도 선택지를 나누기 편하다.

종로3가역에서 시작할 때 확인할 것

지하철로 간다면 1·3·5호선이 만나는 종로3가역을 출발점으로 잡는다. 서울관광 안내는 익선동 한옥거리 접근에 4번 출구를 제시한다. 환승역 이름만 보고 아무 출구로 나가면 넓은 종로변이나 다른 골목에서 다시 방향을 잡아야 한다. 특히 어느 노선에서 내렸는지에 따라 지하 이동이 달라지므로, 승강장에서 곧장 지상으로 나가기보다 출구 번호를 확인하는 편이 낫다.

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 역명 표지
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 역명 표지

Mobius6 · 원본 · CC BY-SA 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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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 역명 표지

사진: Mobius6 · Wikimedia Commons — Jongno 3-ga Station (Seoul Subway Line 3) 20230408 001.jpg ·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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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BY-SA 4.0. 상업적 이용과 변경 가능. 출처 표시. 촬영 2023-04-08. 종로3가역 3호선 역사. 지상 6번 출구 외관이 아니다. WebP도 같은 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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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과 만날 때는 ‘종로3가역’보다 출구나 실제 방문할 가게의 주소를 약속 장소로 정하자. 골목 안에서는 비슷한 처마와 작은 교차로가 이어져 상점 이름 하나만 기억하면 헤맬 수 있다. 지도에는 한글 상호와 도로명주소를 함께 저장해 두는 것이 좋다. 외국어로 번역된 가게 이름이 간판 표기와 다를 때도 위치를 대조할 기준이 생긴다. 큰 짐을 끌고 구경하기에는 여유가 적다. 길 폭이 좁은 곳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과 지나가는 사람이 겹치고, 가게에 따라 문턱이나 작은 단차도 있다. 캐리어를 가지고 이동하는 날이라면 숙소에 짐을 맡긴 뒤 오는 편을 권한다.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한다면 골목의 평탄함만으로 실내 접근까지 가능하다고 판단하지 말고, 목적지 가게의 출입구와 좌석 공간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처마 구경과 식사를 함께 즐기는 방법

익선동의 한옥은 기와와 목재만 따로 떼어 보면 놓치는 부분이 많다. 낮은 처마 아래 새로 단 유리문, 벽면의 색, 작은 간판, 가게 앞 화분을 같이 보면 옛집을 오늘의 상업 공간으로 바꾼 흔적이 드러난다. 건물마다 같은 방식으로 손본 것도 아니어서, 골목을 하나 옮겨 가는 것만으로 입구의 모양과 가게가 길을 사용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기와 처마 아래 새로 꾸민 익선동 상점
기와 처마 아래 새로 꾸민 익선동 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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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 처마 아래 새로 꾸민 익선동 상점

사진: S h y numis · Wikimedia Commons — Ikseon-dong 익선동 October 1 2020 2.jpg ·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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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BY-SA 4.0. 상업적 이용과 변경 가능. 출처 표시. 촬영 2020-10-01. s01과 다른 골목. 기와지붕과 개조된 한옥. WebP도 같은 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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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외관이 마음에 든다고 반드시 전통 음식을 파는 가게인 것은 아니다. 메뉴와 가격을 먼저 보고 식사할 곳인지 디저트를 먹을 곳인지 구분하자. 한국 음식이 익숙하지 않다면 음식 사진만으로 재료를 판단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알레르기나 피해야 할 식재료가 있다면 한글로 적은 짧은 설명을 준비해 직원에게 확인하면 주문 과정이 수월해진다. 한 곳의 대기줄에 일정 전체를 맡기지 않도록 식사 후보와 차를 마실 후보를 따로 잡아 두자. 자리가 바로 나는 곳에서 먼저 식사하고 다른 골목을 구경한 뒤 카페로 옮기면 방문 목적이 분명해진다. 반대로 특정 가게가 여행의 주목적이라면 그 가게의 영업과 대기 방식을 기준으로 도착 시각을 정하는 편이 맞다. 골목 전체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영업시간은 없다. 비가 오면 처마 덕분에 걷기 쉬울 것 같지만, 가게 사이의 길까지 이어진 지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산을 펼치면 서로 비켜 갈 공간이 더 줄어드니 한 손에 들고 먹는 음식과 쇼핑을 한꺼번에 계획하지 않는 편이 좋다. 골목을 한 바퀴 본 뒤 앉아서 쉬는 식으로 구간을 나누면 궂은 날에도 무리하게 걷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동쪽으로 빠져나오면 서순라길

익선동의 구불구불한 골목에서 조금 더 길게 걷고 싶어지면 종묘 서쪽의 서순라길을 다음 구간으로 잡자. 이름의 ‘순라’는 도성을 순찰하던 일과 연결된다. 오늘날에는 종묘 담장과 나무가 길의 한쪽을 이루고, 반대편으로 작은 가게와 작업 공간이 이어진다. 익선동처럼 다음 모퉁이가 금세 나타나는 길에서 벗어나 담장을 따라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종묘 서쪽 담장을 따라 이어지는 서순라길
종묘 서쪽 담장을 따라 이어지는 서순라길

Lee MK · 원본 · KOGL Type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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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 서쪽 담장을 따라 이어지는 서순라길

사진: Lee MK · archive.visitseoul.net · KOGL Typ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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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누리 제1유형. 출처 표시. 상업적 이용과 변경 가능. 표지에 서순라길이 있고 종묘 돌담이 보인다. 출처: 서울관광아카이브 / Lee 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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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간은 종묘 바깥을 걷는 길이다. 담장을 따라갔다고 종묘 내부를 관람한 것은 아니며, 내부까지 보고 싶다면 별도의 관람 계획을 세워야 한다. 궁궐이나 왕실 문화유산을 처음 찾는 여행자라면 이렇게 외부 산책과 입장 관람을 구분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지도에서 가까워 보이는 장소도 입구 위치와 이용 조건에 따라 동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순라길 역시 언제나 보행자만 다니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차도와 보행 공간을 구분하고 차량이 지나갈 가능성을 염두에 두자. 길 건너편 가게를 보려고 갑자기 방향을 바꾸기보다 횡단할 곳에서 이동하는 편이 좋다. 익선동에서 식사를 마쳤다면 이 길에서는 추가로 가게를 여러 곳 넣기보다 담장과 상점 거리가 나란히 이어지는 구성을 즐기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북쪽의 소리 박물관과 돈화문, 다른 길로 돌아가는 선택

서순라길 북쪽에서 율곡로 쪽으로 나오면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다. 이곳의 중심은 눈으로 보는 생활 도구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일하고 놀며 전해 온 민요와 소리다. 한국어 가사를 전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목소리의 리듬과 함께 부르는 방식을 듣는 데서 출발할 수 있다. 카페에서 들리는 음악과 다른, 생활 속 노래의 맥락을 만나는 장소로 넣으면 산책의 내용이 넓어진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의 한옥 외관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의 한옥 외관

오모군 · 원본 · CC BY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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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리소리박물관의 한옥 외관

사진: 오모군 · Wikimedia Commons — Seoul Museum of Korean Folk Music.jpg · CC BY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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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BY 3.0. 상업적 이용과 변경 가능. 출처 표시. 율곡로 96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외관. WebP도 같은 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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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리소리박물관 주변에서 창덕궁을 함께 볼 수 있지만, 돈화문 앞과 실제 입구는 구분해야 한다. 궁능유적본부의 보수공사 안내에 따라 공사 기간에는 서쪽 금호문으로 입장하고 옆 소방문으로 나온다. 돈화문은 가림막으로 외관을 보기 어려울 수 있으며, 이 글의 가림막 없는 사진은 공사 전 모습이다. 궁궐 관람을 추가한다면 금호문까지의 이동과 입장 시간을 따로 잡고, 출발 전에 공사·출입구 변경 공지를 확인하자.

창덕궁 돈화문과 문 앞 공간
창덕궁 돈화문과 문 앞 공간

서울관광재단 · 원본 · KOGL Type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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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돈화문과 문 앞 공간

사진: 서울관광재단 · archive.visitseoul.net · KOGL Typ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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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누리 제1유형; 출처 서울관광재단; 상업 이용·변형 가능; WebP 축소 변환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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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쪽 안국 방향으로 일정을 마치고 싶다면 운현궁을 선택지로 둘 수 있다. 운현궁은 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 지낸 곳으로, 안채의 중심 건물인 노락당과 마당의 관계를 보며 익선동의 작은 집들과 다른 공간 구성을 살펴볼 수 있다. 건물 이름만 연달아 외우기보다 사람이 머무는 방과 마당, 이를 연결하는 문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 보자. 상점으로 바뀐 한옥을 본 뒤 주거와 의례 공간을 살펴보는 흐름이 자연스럽다.

운현궁 노락당과 마당
운현궁 노락당과 마당

Tristan Surtel · 원본 · CC BY-SA 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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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현궁 노락당과 마당

사진: Tristan Surtel · Wikimedia Commons — Norakdang, Unhyeongung palace.jpg ·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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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BY-SA 4.0;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4.0; 저작자·출처·라이선스 표기, BY-SA 동일조건 유지. 저장본 1920×1277; 원본 링크 보존, 제공 축소본 여부 true; 비율 유지 WebP 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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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종로 큰길 쪽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탑골공원을 곁들이는 방법이 있다. 팔각정과 원각사지 십층석탑, 독립운동을 기리는 흔적이 함께 있는 공원이다. 익선동에서 먹고 구경하는 시간을 보낸 뒤 잠시 성격이 다른 장소를 만날 수 있다. 내부를 들를 계획이라면 공원 출입 가능 여부도 살펴야 하며, 밤의 골목 산책과 낮의 공원 관람을 무조건 한 일정으로 묶을 필요는 없다.

탑골공원 팔각정의 기둥과 단청
탑골공원 팔각정의 기둥과 단청

Steve46814 · 원본 · CC BY-SA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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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골공원 팔각정의 기둥과 단청

사진: Steve46814 · Wikimedia Commons — Korea-Seoul-Tapgol Pavilion Park 0094-06.JPG · CC BY-SA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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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BY-SA 3.0;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3.0; 저작자·출처·라이선스 표기, BY-SA 동일조건 유지. 저장본 1920×1422; 원본 링크 보존, 제공 축소본 여부 true; 비율 유지 WebP 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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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방문한다면 ‘종로3가역에서 익선동 골목과 식사, 서순라길을 거쳐 북쪽 문화 공간’ 정도를 기본으로 정하고, 운현궁이나 탑골공원은 돌아갈 방향에 맞춰 하나를 선택하자. 가까운 장소를 모두 체크하는 것보다 골목에서 앉을 시간과 다음 구간으로 이동할 여유를 남기는 편이 이 지역의 성격에 맞다. 익선동은 카페 거리 하나로 끝내도 좋고, 종로의 서로 다른 시간을 연결하는 출발점으로 삼아도 좋은 곳이다.

출처서울관광 익선동 한옥거리 | https://korean.visitseoul.net/palace/%EC%9D%B5%EC%84%A0%EB%8F%99%ED%95%9C%EC%98%A5%EA%B1%B0%EB%A6%AC/KOP037008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소개 | https://museum.seoul.go.kr/sekm/front/use/intro/introduce.do?locale=KO 서울시 서순라길 | https://mediahub.seoul.go.kr/archives/2011841 궁능유적본부 창덕궁 | https://royal.cha.go.kr/ROYAL/contents/R701000000.do?schGroupCode=cdg&schGroupCodeNm=%EC%B0%BD%EB%8D%95%EA%B6%81 서울시 운현궁 리플릿 | https://culture.seoul.go.kr/culture/cmmn/file/fileDown.do?atchFileId=ATH_MAT_000000000000000000001110&bbsId=B0000009&fileSn=4396 서울기록원 탑골공원 | https://archives.seoul.go.kr/post/2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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